90년대 사라진 과자
1990년대를 살아간 많은 아이들에게 과자는 단순히 입을 즐겁게 해주는 간식이 아니었습니다. 그 시절의 과자는 어린이들의 일상 속에서 친구와의 관계를 만들어주고, 소소한 행복을 안겨주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특히 학교가 끝난 후 문방구 앞에 삼삼오오 모여 과자를 사 먹던 시간은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기억은 단지 맛의 기억이 아니라, 그 시절의 감정과 함께 엮여 있어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과자들이 단종되거나 유통되지 않게 되었고, 이제는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과자들을 중심으로 90년대 어린이들의 문화와 감성을 다시금 되짚어보려 합니다. 단순한 회상이 아닌,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까지 함께 담아내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라진 과자, 문방구 앞의 추억
90년대 어린이들은 문방구 앞에서 과자를 고르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과자 중 하나는 ‘쫀드기’였습니다. 불에 살짝 구워 먹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하게 변해, 직접 조리하는 재미까지 더해졌습니다. 당시에는 아이들이 라이터를 직접 가지고 다니는 모습도 흔했고, 이것이 하나의 놀이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새콤달콤'은 새콤하면서 달달한 맛이 입 안에서 균형을 이루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껌 종류도 매우 다양했는데, 특히 '큰손껌'이라고 불리던 제품은 엄청난 크기로 인해 친구들과 나눠 먹기 좋았습니다. 껌 안에 들어 있는 스티커나 종이 인형은 별도의 즐거움을 제공하며 수집욕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특정 시리즈를 전부 모으기 위해 같은 껌을 반복해서 사 먹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당시의 과자들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놀이 문화의 일부였으며 친구와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인기 많은 사라진 과자
오늘날에는 찾아볼 수 없지만, 당시에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전설의 과자들도 존재했습니다. ‘오란씨 젤리’는 오렌지 음료인 오란씨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젤리 제품으로, 젤리 안에서 느껴지는 상큼함과 독특한 식감이 어우러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안타깝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시네마 팝콘’처럼 전자레인지에 직접 조리해서 먹는 제품도 있었습니다. 마치 영화관에 온 것처럼 집에서 팝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어린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또한, ‘눈깔사탕’, ‘용가리알’, ‘빙빙콘’과 같은 이른바 ‘불량식품’들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색소나 당분이 과도하게 들어 있었지만, 당시 아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매력적인 과자는 없었습니다. 포장지 디자인마저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각 제품마다 특유의 세계관이 담겨 있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물론 건강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제품은 단종되었지만, 그 맛과 감성은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사라진 과자의 이유
많은 분들이 90년대 과자들을 떠올리며 "왜 이 과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까?"라고 궁금해하시곤 합니다. 과자가 사라진 이유는 단순히 인기가 떨어졌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식품 업계 내부의 변화,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 그리고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고당분·고색소 제품들은 점점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정부의 식품 안전 기준도 강화되었고, 일부 과자는 그 기준을 맞추기 어렵거나 개선하기 어려운 구조였기에 자연스럽게 단종되었습니다.
또한, 대형 유통업체의 등장과 온라인 쇼핑의 확산으로 인해 소규모 문방구 중심의 유통 구조가 붕괴되면서, 문방구 전용으로 판매되던 과자들도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식품회사의 제품 전략도 바뀌었습니다. 보다 글로벌한 트렌드를 반영한 프리미엄 제품이나 캐릭터 제품에 집중하면서, 과거의 저가형 간식들은 생산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라진 과자들은 이제 다시 만들고 싶어도 수익성과 유통망 등의 문제로 현실화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그 시절 과자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그 감정을 마케팅 자산으로 삼아 복고 제품을 재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의 맛과 감성을 100% 되살리기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결국, 사라진 과자들은 산업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비웠지만,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수치가 아닌 사람들의 기억과 감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사라진 과자, 추억은 여전히
요즘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과자 기억하시나요?”라는 문구와 함께 과거의 과자 사진이 공유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사진 한 장에 어린 시절의 추억을 꺼내 들며 즐거워하시고, 당시의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그 시절 천 원을 손에 쥐고 문방구 앞에서 어떤 과자를 고를지 고민하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참 따뜻하고 소중한 기억입니다.
최근 몇몇 기업들이 복고 마케팅의 일환으로 옛날 과자를 다시 출시하기도 하지만, 당시의 감성을 온전히 되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맛이나 디자인은 어느 정도 재현할 수 있어도,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정서와 분위기까지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과자들은 더없이 특별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상징으로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라진 과자는 사라졌지만, 그 과자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기억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것입니다.